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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GINO

[Case Study] ‘체험 경제(Experience Economy)’ 시대의 브랜딩, 현대 모터스튜디오


자동차 전시장인데, 자동차를 팔지는 않습니다. 자동차 쇼룸인데, 예술 작품을 전시합니다. 레스토랑과 카페, 그리고 크고 작은 공연부터 e스포츠 경기까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이 곳은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체험 공간 ‘현대 모터스튜디오’ 입니다.





앞선 포스팅에선 경제학자 Pine과 Gilmore가 ‘Welcome to Experience Economy’ 에서 제시한 4가지의 체험 유형을 살펴보았고, 좋은 체험은 이 네 가지 체험 유형을 모두 제공하는 – 체험 경제 관점에서는

‘판매’ 하는 – 체험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네 가지 체험 유형을 모두 제공 – 또는 판매 – 하고 있는 체험 공간을 살펴보면서 Pine과 Gilmore가 제시한 네 가지 체험 유형에 대해 더 현실성 있고 심도 있는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네 가지 체험 유형에 대한 검토

그 전에 먼저 네 가지 체험 유형에 대해 되짚어 보겠습니다. Pine과 Gilmore는 아래와 같이 ‘고객의 참여participation’와 ‘연결성connection’이라는 두 가지 차원을 기준으로 4가지 체험 유형을 도출했습니다.





가로축 ‘고객 참여 participation’는 체험 콘텐츠에 대한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극적인 참여로 나누어집니다. ‘연결성 connection’이라는 세로축은 체험 콘텐츠를 고객이 단순 ‘흡수 absorption’ 하느냐, ‘몰입immersion’ 하느냐로 나누어집니다. 여기서 ‘연결성connection’을 ‘정신적 연결성’으로, ‘고객 참여participation’는 ‘물리적 참여도’로 재정의 한다면 두 축에 대한 명확한 구분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축을 기준으로 분류된 네 가지 고객 유형을 하나씩 살펴보면, 체험 콘텐츠를 단순히 흡수absorption하는 차원의 정신적 연결성이 낮으면서 소극적인 고객 참여passive participation를 요하는 체험Entertainment을 ①‘오락적 체험’으로, 동일하게 체험 콘텐츠를 단순히 흡수absorption하면서 적극적인 고객 참여active participation를 요하는 체험Educational을 ②‘교육적 체험’으로, 체험 콘텐츠에 몰입immersion하게 되면서 적극적인 참여active participation를 요하는 체험Escpiast을 ③‘초현실적 체험’으로, 콘텐츠에 대한 몰입immersion과 함께 소극적인 참여passive participation으로 이어지는 체험Esthetic을 ④‘심미적 체험’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네 가지 체험 유형을 모두 있는 브랜드 체험 공간,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두에 소개한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현대자동차가 운영하는 브랜드 체험 공간입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수단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공간으로’ 라는 슬로건에서 볼 수 있듯이, 자동차 이상의 무엇으로 고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국내에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하남, 고양 총 세 곳의 거점을, 그리고 중국 베이징과 러시아 모스크바에도 해외 거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 거점들은 각자의 컨셉과 테마에 따라 각기 다른 체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쉽게 체험해볼 수 있는 국내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이 곳이 네 가지 체험 유형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① 오락적Entertainment 체험

체험 콘텐츠를 단순히 흡수하면서 소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오락적 체험’은 TV 시청이나, 공연 관람 등을 의미합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재즈를 테마로 한 시그니처 콘서트(서울), 루프테라스/쇼케이스 라이브, 스테이지X 등 굵직한 공연을 통해 국내외 유명 뮤지션을 현대 모터스튜디오의 무대에 올렸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공연 외에도, 물리적 공간이 허락하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과 고양을 중심으로 버스킹 같은 소규모 공연을 수시로 운영합니다.





체험 경제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체험 콘텐츠에 참가 비용을 부과할 때 진정한 체험 경제의 산물이라는 것이었죠. 시그니처 콘서트의 경우는 고객 초청 공연으로, 추첨을 통한 무료 공연이었으나, 그 외 대형 규모의 공연은 티켓을 판매하였습니다.

공연 뿐만 아니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유료 상설 전시인 ‘인투더카 Into the Car’의 월드챔피언랠리 WRC의 4D 시뮬레이터 역시 체험 콘텐츠에 고객의 영향력이 거의 없으면서 그대로 흡수한다는 차원에서 오락적 체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적Educational 체험

체험 콘텐츠를 단순히 흡수하게 되지만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는 ‘교육적 체험’에는 레슨과 클래스 등이 있습니다. Pine과 Gilmore는 교육적 체험은 오락적 체험에 비해 능동적인 참여가 이루어지지만, 학생(고객)이 체험 콘텐츠 밖에 존재하면서 ‘몰입’하는 행위 보다는 ‘흡수’하는 차원에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강의를 들으며 필기를 하는 행위는 직접 책을 읽으며 공부하는 ‘몰입’에 비하면 훨씬 ‘흡수’에 가깝다는 것이죠.

현대 모터스튜디오에는 이러한 ‘교육적 체험’이 많습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셀프 자동차 정비 클래스, 어린이 교통 안전 클래스를 비롯한 다양한 키즈 대상 교육 프로그램이 있으며, 전시물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듣는 가이드 투어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DIALOGOUE WITH’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관련 다양한 내부 전문가뿐만 아니라 모델, 그래피티 아티스트, 뮤지션 등 다양한 외부 인사의 초청 강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현실적Escapist 체험

초현실적 체험은 교육적 체험처럼 무엇을 가르치기도 하고, 오락적 체험처럼 참가자를 즐겁게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현실적 체험은 앞서 살펴본 두 유형보다 훨씬 고객을 ‘몰입’시킨다는 차원에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극 중에서 연기를 하고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를 한다거나, 또는 그랜드캐니언 같은 유명 관광지를 관광한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경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협곡을 하이킹 하는 등의 체험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몰입이 동반되는 것이 초현실적 체험에 속합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한시적으로 이러한 초현실적 체험을 운영하였습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는 2019년 여름에 e스포츠 WRC 코리아가 개최되었습니다. 월드챔피언십랠리의 약자인 WRC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 대회입니다. 이 대회가 가상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e스포츠 WRC입니다. ‘WRC 7’이라는 레이싱 게임을 바탕으로 하는 이 가상 자동차 경주 대회는, 단순한 게임이라기 보다는 랠리 시뮬레이터에 가깝다고 합니다.





현대자동차는 e스포츠 WRC의 공식 후원사로서, e스포츠 강국인 한국의 랠리 게이머들을 위해 별도로 한국 지역 대회를 개최했으며, 경기가 치러진 총 10곳 중에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과 현대 모터스튜디오 디지털(2019년 11월 운영 종료)이 포함된 것입니다. 최종 결승전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진행되면서 공간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WRC를 단순히 관람하는 것이 아닌, 랠리에 직접 참여하며 초현실적인 체험이 이루어진 것이죠.



심미적Esthetic 체험 – 아트 프로젝트, 미디어아트

Pine과 Gilmore는 초현실적인 체험에서 고객의 참여도를 최소화하면 심미적 체험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고객은 체험 콘텐츠에 몰입하게 되지만 그로 인해 큰 영향을 받지는 않습니다. 앞선 그랜드캐니언 예시에서 험난한 협곡을 하이킹 하는 것이 ‘초현실적 체험’이라면, 아름다운 경관으로 그것을 감상하기만 하는 것이 ‘심미적 체험’인 것이죠.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다른 거점 대비 심미적 체험에 가장 특화되어 있습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 입장하면 첫 공간이 ‘아트 프로젝트’로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수개월을 주기로 설치, 조형,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의 작품을 기획 전시합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뿐만 아니라 고양과 하남에도 다양한 미디어 아트와 설치 예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 모터스튜디오 하남은 대형 쇼핑몰 내에 입접한 숍입숍 형태로서, 그 규모가 다른 거점 대비 매우 작지만 공간 내 4면 LED 미디어 아트와 설치 미술이 미래 모빌리티가 지향하는 자연과 에너지의 가치를 전달하면서 같은 쇼핑몰에 입점한 다른 자동차 전시장과는 완전히 다른 체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체험 경제 시대에 누려야 하는 경제적 산물, 체험 콘텐츠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다양한 문화 예술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이 새롭고 더 많은 문화 예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는데요. 이것이 바로 진화된 경제적 산물인 ‘체험’이 기업과 소비자 양측에게 모두 의미가 있는 부분이라고 보여집니다. 기업이나 브랜드는 제품과 서비스 이상의 다양한 방식, 즉 체험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더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고, 소비자인 우리는 자동차 브랜드에게 제품 경제goods economy와 서비스 경제service economy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체험 콘텐츠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죠.



상향 평준화되는 제품과 서비스로 인해 치열해지는 시장 환경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고객 경험입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는 경험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의 철학을 소비자 마음에 제대로 각인시키기 위해, 위에서 살펴본 네가지 체험 유형을 활용하여 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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