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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 Story] 아~쉬운 서비스 #3

최근 몇 년 사이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베이글이 요즘 대세입니다. 특히 유명 연예인들도 줄을 서서 먹는다는 A 베이글은 아침 일찍부터 원격 줄서기 앱을 이용해도 대기조차 성공하기가 쉽지 않고, 어렵사리 입장해도 절반 정도는 품절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SNS를 보면 ‘아침 7시 반부터 줄을 서서 4시간 만에 베이글 사는 데 성공했다’고 자랑하는 사진과 글들이 여기저기 올라와 있습니다.



저도 얼마 전에 ‘이제는 오픈한지도 좀 지났으니 그 정도로 기다리지는 않겠지’ 하며 A 베이글 매장을 방문해 보았는데, 대기는 커녕 이미 남은 베이글이 없다고 하더군요. 아쉬운 마음에 대신 근처 B 베이글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베이글의 원조 뉴욕 스타일로 한 때 인기가 있었으나, 매장은 한산했고, 주문하고 있는 사람도 1명 뿐이라 대기 없이 금방 포장해서 나갈 수 있겠다 생각하며 속으로 메뉴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간단한 베이글과 커피 주문에 직원이 2명이었는데도 생각만큼 빨리 끝나지가 않고 기다리는 내내 뭔가 답답한 느낌이 들었는데, 제 순서가 되어서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주문 내역 확인을 위한 모니터가 있는데도 불필요하게 주문 내용을 다시 읽어 준다든지, 업무를 분담하지 않고 같은 업무를 굳이 두 직원이 같이 한다든지, 고객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급하지 않은 또 다른 직원의 부탁을 먼저 들어준다든지 등 작은 요인 하나 하나가 모여 만들어낸 답답함(불친절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드러낼 수는 없지만 속으로는 쌓인)은 결국 베이글을 받았을 때 예전과 달라진 식재료의 퀄리티를 발견하고는 ‘아, 여기는 오늘이 마지막이다.’라는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긴 대기 시간은 소비자가 구매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상점과 제품의 인기가 많으면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기다림이 즐거운 경험이 되겠지만, 제대로 훈련되지 않은 직원과 미숙한 운영, 그리고 다른 작업이 고객보다 우선 시 되는 작은 경험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고객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비슷한 가격대에 유사한 상품들이 많은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차별화를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고객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테일 매장에서 고객 경험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현장 직원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직원에게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하여 직무 정보와 서비스를 알려주고, 그 다음에는 개인의 역량에 맡겨 스스로 터득하고 익힐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업의 성공 여부는 불 보듯 뻔합니다. 직원이 고객에게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될 경우, 고객 경험을 저하시키고 판매나 재방문의 기회를 놓치게 되는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직원 스스로도 자신감을 상실하고 조기 이탈할 가능성을 증가시킵니다.


오프라인 리테일 매장은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기 전부터 구매하는 순간, 그리고 구매 이후까지 경험이 브랜드에 대한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현장 직원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익힌 후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여 고객과의 소중한 만남의 순간을 헛되이 흘려 보내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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