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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GINO

[CX Story] 무한한 공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더현대 서울 팝업스토어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은 임원이 모르는 브랜드로 채우라!”


더현대 서울 팝업 스토어 하면 꼭 따라다니는 일화입니다. 실제 팝업스토어를 담당하는 팀에서는 새롭고 파격적인 백화점 정책인지라 특정 타깃층에 국한된 브랜드를 들여오는 의사결정에 대하여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르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언제나 새롭고 신박한 팝업스토어가 만들어지는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에 대해 위의 일화에 대해 납득이 갔습니다.



이번 년 2월 말, 일주일 동안 더현대 서울의 지하철 입구 연결로는 손님으로 붐비었습니다. 고가의 브랜드 제품 구매를 위해 백화점 앞에 줄을 서는 일반적인 오픈런족 과는 다른, 원소주 팝업스토어에서 소주를 구매하기 위한 대기 줄 이었습니다.

이날 더현대 서울의 예약 대기 애플리케이션 서버는 마비되고, 오픈 후 몇 시간 만에 완판 되는 기록을 세우며,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명품 브랜드 없이 팝업스토어로 기록적인 '오픈런' 줄을 세웠습니다.


고전하던 팝업스토어는 온라인 쇼핑으로 채워지지 않는 ‘경험 소비’에 목마른 이들의 갈증과 함께 부활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희소성이 높아지며 한시적으로 허락된 시간 내 특정 공간을 누비며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팝업스토어의 매력은 극대화됐습니다. 여기에 소셜미디어에 경험을 공유하는 데 적극적인 MZ 세대를 만나 시너지를 냅니다.



고객의 취향을 녹여내는 공간 연출


더현대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던 팝업스토어들의 공통점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뚜렷하게 구현해 주는 점입니다. 제품과 서비스는 두말할 것 없이 온라인에서 접하던 브랜드를 실제로 접하고 경험하며 고객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이뿐만 아니라 백화점이라는 장소의 장점을 활용하여 수많은 유동인구로 만들어지는 분위기와 대형 건축물에서 오는 공간감 등을 통해 진행되는 팝업 스토어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해줍니다.


<왼쪽부터: 샌드박스 ‘샌박 편의점’, 야놀자 ‘핑크 홀리데이’>



요즘 각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살펴보면 브랜드를 통해 고객이 추구하는 분위기,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 표현됩니다. 이처럼, 팝업스토어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나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일종의 ‘정체성 동일시’가 일어납니다. 이때의 동일시는 취향과 재미, 자연과 개방 같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체험 요소를 고려한 인간적이고 심리학적인 기획이 이루어져야만 가능합니다.

즉, 각각의 고객이 본인의 정체성을 동일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을 페르소나 공간이라고도 합니다. 이 공간을 통해 사용자의 흥미나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등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기획됩니다.



정확한 연령층 타깃과 팬심 공략


팝업스토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타깃층이 있습니다. 바로 MZ 세대 고객'인데요. 2010년대 중후반부터 오프라인 영 패션몰의 성장이 멈추며 백화점의 유통업계는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이에 따라 백화점에서 진행되는 팝업스토어의 실적도 하락세를 탔습니다.


실제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오픈 이후 1년간 더현대 서울을 다녀간 고객은 약 3000만 명인데, 이 가운데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0.3%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이들 2030세대 중에서도 원정 쇼핑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75%가 30대 이하 고객입니다. 회사 측은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고객들이 물리적 거리에 상관없이 더현대 서울을 찾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모베러웍스, 잔망루피, 오롤리데이 ‘해피어마트’ 팝업스토어>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영패션팀 리더 이희석 수석은 “백화점 입점은 브랜드에게 영광이거든요. 특히 패션 브랜드가 대중과 맞닿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브랜드는 백화점이 브랜딩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특히 영패션 브랜드는 이미 그들만의 리그가 온라인에서 돈독하게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브랜드 발굴 방식을 연구한 끝에 더현대 서울의 영패션팀은 젊고 가능성이 큰 브랜드를 선별하는 안목을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진하게 담아낼 수 있도록 큰 힘을 기울이며 많은 시행착오 끝에 팝업스토어를 개최합니다. 해당 브랜드의 팬이었던 고객들은 인터넷에서만 즐기던 브랜드를 실제로 접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에 대해 거리의 제약 없이 움직이며 지갑을 열게 되고 브랜드와 백화점 모두에게 흥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받아들이고 변화하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혹은 천천히 변화하고 있었던 소비문화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더현대서 울은 변화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백화점 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희석 수석의 목표는 “성수동이나 한남동으로 모이고 있는 영 패션 브랜드와 그런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시 백화점으로 끌어오는 것, 그리고 유행의 흐름을 읽고 만들어내며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 이라고 합니다.

과거 브랜드가 백화점의 색을 입고 빛을 내었다면, 이제는 백화점이 다양한 브랜드의 색을 통해 다채로운 빛을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소비문화는 어떤 경험을 통해 또 새롭게 변화할지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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