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이 쇼핑의 주인이던 시대는 저물고 이제는 온라인 시장을 오프라인 매장이 보조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간편한 온라인 쇼핑은 직접 실제 제품을 접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다양한 브랜드와 기업들은 다양한 편집샵, 수제 맥주, 내추럴 와인, 분위기 있는 커피숍 등 밀레니얼 세대들이 사랑하는 모든 곳들이 옹기종기 모여 서울의 브루클린이라 불리는 성수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고객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을 통해 온라인에서 만족할 수 없는 감성적인 부분을 오프라인에서 충족 시켜주고 있는데, 최근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브랜드 매장들의 사례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소개한다.
1. 아더에러(Adererror)의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아더 스페이스 2.0 (Ader Space 2.0)
크리에이티브 패션 브랜드 ‘아더에러(Adererror)’가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오픈한 두 번째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 아더 스페이스 2.0(Ader Space 2.0)은 아더에러의 컬렉션 소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만든 오브제, 설치물과 전시 공간 그리고 스토리가 집약되어 서로 소통이 가능한 전시 체험형 플랫폼이다.
<균열이란 테마로 차원의 경계가 무너진 공간을 표현한 아더 스페이스 2.0의 전시물>
마치 우주 영화 촬영장에 온 기분이 드는 ‘아더 스페이스 2.0’은 첫 번째 공간인 ‘싱크홀 룸’ 공간을 지나 멀티미디어 설치 작품을 관람하면서 시간이 멈춘 듯한 우주를 감상하고 나면 마치 우주선 안에 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는 피팅룸과 다양한 스타일의 옷 그리고 다양한 소품이 전시된 공간이 나타난다.
<우주선 내부를 연상 시키는 아더 스페이스 2.0의 피팅룸>
‘균열’이라는 테마 아래 공간을 차례로 관람하도록 한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아더에러의 다양한 컬렉션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고르고 입어보고 구매하는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이는 공간의 요소와 디자인 하나하나가 정교하게 설계된 브랜드 경험 그 자체로서 매장 곳곳에서 직접 오감을 통해 경험하도록 되어있다.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 82 운영시간 13:00~21:00 연중무휴
2. 술은 안팔아요 ‘두껍상회’
3명만 들어가도 꽉 차는 약 3평 남짓 되는 좁은 공간. 하지만 SNS에는 성수동의 가볼 만한 매장으로 이곳을 소개하는 포스팅이 쏟아져 나온다. 하이트 진로에서 만든 팝업 스토어 ‘두껍상회’ 술을 파는 브랜드지만 이곳에서는 술을 팔지 않는다.
어른이 문방구를 표방하는 ‘두껍상회’는 한정 판매 5분 만에 400개 모두 완판되며 인싸템으로 등극한 참이슬 백팩을 비롯해 진로의 캐릭터인 두꺼비 피규어, 노트, 슬리퍼, 열쇠고리 등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진로의 캐릭터인 두꺼비를 사용해 만든 다양한 굿즈>
고객들의 요청에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고 고객들에게 보답하고자 기획된 두껍상회는 10월 25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팝업 스토어로 실질적인 매출보다는 브랜드를 친근하게 경험하도록 재미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다.
<SNS에 성수동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매장 자체가 광고판이 되어버린 두껍상회>
이미 그 자체로 거대한 광고판이 되었으며 다양한 SNS 이벤트를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잘 만들어진 공간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훨씬 효과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시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 12길 2 운영시간 12:00~20:00 (8/17부터 10/25까지 총 70일간 운영)
3. 메이커와 서포터를 연결하는 공간 성수동 ‘공간 와디즈’
물품을 만질 수 없고, 체험할 수 없으며, 신생 브랜드가 대부분이라는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의 한계를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면서 친화성이 있는 브랜드로 소비자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만들어진 복합 체험 문화 공간 ‘공간 와디즈’
커피숍과 주택이 즐비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 여기 이런 건물이 있었어?’라는 생각이 드는 장소에 위치한 ‘공간 와디즈’는 기존 인쇄소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해 만들었다. 성수동의 분위기에 스며 들도록 외관 리모델링을 최소화하여 오래됨과 새로움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보존하기 위해서이다.
<리모델링을 최소화하여 오래됨과 새로움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보존한 건물>
총 300평 규모로 지하 1층부터 루프탑을 포함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 1층 스퀘어(Square)는 강연, 교육행사, 토크 콘서트 등 스타트업 관련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된다
지상 1층 스페이스(Space)는 현재 와디즈에서 펀딩 중인 제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가전부터 패션·잡화, 홈리빙, 뷰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다. 메이커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수 있고 서포터는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형태로 꾸며져 있으며 다양한 스피커와 헤드폰의 청음은 물론 전자 드럼과 기타 등의 악기를 자유롭게 체험이 가능하다.
<1층 스페이스 공간은 펀딩 중인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2층 플레이스(Place)는 펀딩을 마친 제품을 현장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메이커 스토어’, 1인 창작자나 창업자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 장애인 전문가를 양성해 함께 일하는 ‘히즈빈스’ 카페가 서로 공존하고 협력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3층 루프탑(Rooftop)은 콘서트, 시사회, 파티 등 메이커와 서포터가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장소로 사용된다.
<펀딩 제품에 대한 정보를 QR코드를 통해 얻을 수 있도록 구성 되어있다>
온·오프라인과의 소통 역할을 하고 더욱 성숙한 크라우드 펀딩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만들어진 이 공간은 오프라인에서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상품에 대한 기대와 현실에서 느끼는 상품에 대한 느낌의 차이를 메울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 1길 7-1 운영시간 11:00~20:00 월요일 휴무, 금,토 22:00까지
특별한 가치가 필요한 오프라인 매장
오프라인 매장의 하락세는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 수만 가지 상품을 보유하고 클릭 몇 번으로 명품까지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 쇼핑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거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디지털 온라인 가속화는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감당해야 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낡은 사업 모델로 전락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주는 다양한 체험과 인간 중심적인 경험을 갈망하고 있다.
온라인에 주도권을 뺏긴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서 체험하기 위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러 오는 것만이 아니라 소비자의 눈길을 멈추고 발길을 돌리게 하는 놀이와 여가를 즐기는 체험 공간으로서 매장의 기능이 다양하고 중요해지는 것이다.
앞으로 기업과 브랜드들이 온라인 밖으로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공간을 체험하고 그치는 것이 아닌 공간에서의 경험이 구매로 이어지도록 오프라인에서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가치와 참신한 체험을 제공하도록 투자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Commentai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