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낸스(Zinance)가 금융시장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티끌 모아 티끌’인 저축보다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를 선호하고, 투자는 게임처럼 즐기며 편리한 사용환경을 추구하는 자이낸스. 강남 빌딩을 쪼개 사고 ‘스니커 테크’로 재미와 실속을 찾는 자이낸스가 재테크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금융사들도 마케팅 전략을 다시 짜고 있습니다.
자이낸스란?
자이낸스(Zinance)란 Z세대(1994~2010년생)와 금융(Finance)를 합한 신조어로, 2030 세대가 이끌어가는 새로운 기반의 금융을 일컫습니다. Z세대는 지난해부터 ‘영끌(영혼을 끌어올리는)’ 대출로 주식 및 암호화폐 상승장을 주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는데요, 메타버스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종횡무진하며 금융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Z세대들만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금융 시장을 흔들고 있는 자이낸스 세대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변화에 유연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었고, 디지털 네이티브인 이들에게는 손 안에서 모두 가능한 핀테크 기업의 금융 앱 서비스가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의 재테크가 아니더라도 나의 금융생활에 도움이 된다면 그 변화를 얼마든지 받아들입니다
핀테크 금융 플랫폼의 수직 성장
대표적인 국내 핀테크 기업인 카카오뱅크 가입자는 2021년 9월 기준 1,7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출범 4년 만에 국민은행 이용자 3,200만명의 절반을 넘어선 것인데요,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초고속 성장이라고 합니다. 카카오뱅크 고객의 65%는 MZ세대입니다. 또 하나의 주요 핀테크 기업인 토스 가입자는 2021년 7월 기준 2,000만명 이상, 월간 활성 사용자수는 1,100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또한 M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금융 플랫폼업체들이 데카콘기업(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했습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N파이낸셜)의 가치도 10조원을 넘어섰다는 평가인데요, 이들의 총 기업 가치는 50조원을 훌쩍 웃돌며, KB/신한/하나/우리 금융 등 금융 지주의 시총 합계 62조원에 버금가는 규모입니다.
Z세대보다 더 어린 일명 알파세대, 10대 청소년들도 잠재고객이 아닌 현재 금융 산업의 어엿한 고객층으로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국내 만 14~18세 이하 청소년 233만 명 중 100만 명이 K뱅크의 청소년 대상 금융 서비스 ‘mini’를 이용 중인데요, Z세대를 주 고객으로 끌어모은 K뱅크, T뱅크, 등의 금융 플랫폼 역시 순식간에 데카콘 기업에 진입했습니다.
자이낸스가 열광하는 투자
올해 초 주식과 암호 화폐 상승장을 주도한 것도 자이낸스 세대의 유연한 적응력의 결과입니다. 투자 종목 또한 다양한데요, 부동산 간접투자 플랫폼 등을 통해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에 투자하고 지분만큼 임대료를 배당받거나, 명품 또는 한정판 스니커즈를 구입하고 되팔아 시세차익을 보는 리셀테크, 소액으로 미술품의 지분을 일부 구매해 투자하는 예술품 공동투자나 저작권 투자 등의 방법이 그 예입니다.
작년 상반기에 2030 세대가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규모는 38조원을 넘어셨는데요, 또한 지난해 20대의 주식 투자율은 39.2%로, 1년 전(23.9%)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비율과 증가폭이 가장 큰 수치입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2030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업비트 회원 총 890만 명 중 20대가 31%로 가장 많고, 30대가 29%로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2030 세대가 큰 손으로 떠올랐습니다. 정부 규제로 최근 주택거래가 감소했지만, 2030 세대의 매수 행렬은 줄을 잇고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2030 매수 비중은 평균 42%로, 지난해 같은 기간(36%)보다 6% 늘어나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외에도 중고 명품 거래 시장, 음악 저작권 및 미술품 투자 분야도 자이낸스 세대가 이끌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음악저작원 공유 플랫폼 ‘뮤직카우’의 이용자 50만 명 중 2030세대는 무려 70%에 이르는데요, 미술품 공동 구매 플랫폼인 ‘아트앤가이드’에서도 2030세대가 5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Z세대는 자산과 소득이 적어도 조각 투자로 재테크에 나섭니다. 때로는 비트코인 같은 고위험 고수익 투자를 선호하고, 과감한 대출을 일으키는 것에도 거부감이 적습니다. 자이낸스의 투자 방식과 니즈는 기성세대의 그것과 완전히 다릅니다. 자이낸스의 약진으로 금융업계도 Z세대의 취향과 니즈에 맞춘 서비스 혁신에 주력하면서 금융 산업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금융의 변혁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른 자이낸스 세대가 금융 소비를 넘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Z세대가 경제활동의 주류로 올라오면서 금융산업의 혁신을 가속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시장을 주도하는 자이낸스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금융업계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목적은 결국 이 새로운 고객층에 사용자 퍼스트라는 가치를 일깨우고 최고의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한 디지털 생태계 속 금융시장이 뉴 플랫폼을 기반으로 주도권력 이동이 진행중이기에 Z세대가 선호하는 맞춤형, 간소화, 친밀도, 사회적 가치 등을 주목해야 합니다. 자이낸스가 주도하는 소비자 중심의 편리한 사용 환경을 언젠간 전 연령층이 누릴 수 있으리라 전망하며 향후 자이낸스 세대가 열 새로운 금융 환경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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