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ino Salon | 히지노 아트 살롱
전시 방문기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 반짝반짝 빛나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2023 공예주간'과 함께하는 협력 전시 <반짝반짝 빛나는>이 열리고 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박물관의 지식과 정보를 개방하여 ‘어디서든’ 공유하고 ‘누구나’ 활용하는 개방형 수장고의 가치 실현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수장형 전시를 통해 수장고가 전시 공간이 되고, 공간의 제약을 넘어 유물과 관련 정보를 찾아 활용하는 값어치를 구현합니다. 수장고의 개방×공유×활용 가능성을 모색하는 세 번째 수장고형 전시 <반짝반짝 빛나는> 특별전은 공간의 특수성을 활용한 수장형 전시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입니다.
나전칠기 A to Z, 전통과 현대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는 ‘실용과 장식-재주와 솜씨-기억의 공유’를 주제로, 조선시대 나전칠기와 더불어 전통을 잇는 장인의 손길이 깃든 소장품, 재료와 기법에 새로운 해석과 미감을 더한 현대 작가의 작품까지 총 140여 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나전이란?
나전은 전복이나 소라 등의 껍데기를 가공한 자개를 활용해 문양을 만드는 칠기의 장식 기법을 말합니다. 신비롭고 영롱한 빛깔의 나전은 세밀하고 깊은 아름다움으로 오랜 시간 귀하게 여겨지고 사랑받았습니다.
특히 나전칠기는 무지갯빛을 뿜어내는 나전과 검지만 광택이 나는 칠기의 우아한 성질을 모두 지닌 것이 매력입니다.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공예품이었던 나전칠기는 조선시대로 이어지며, 사용 계층이 왕실과 사대부에서 민간으로 확대되고 종류도 다양해집니다.
자개 장식은 물건을 담는 함이나 가구, 소반과 베갯모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곳곳에 영롱한 반짝임을 더했습니다.
전시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표현한 김덕용 작가의 ‘결-심현’과, '달'을 담은 손대현 작가의 ‘나전 건칠 달항아리’ 작품으로 시작됩니다.
1부에서는 실용과 장식이라는 주제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반짝임을 더해준 나전의 모습을 조명합니다.
함, 소반, 베갯모 등 갖가지 물건에 더해진 영롱한 빛깔의 자개 장식은 접시, 전화기 등 우리 일상의 다양한 물건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장수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해·달·소나무·사슴과 같은 문양을 새겨 넣기도 하고, 나비가 맴도는 국화와 난초, 추위에도 꼿꼿한 매화와 대나무, 부귀를 뜻하는 모란과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포도 등 그 쓰임과 용도에 맞게 장식된 무늬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2부는 재주와 솜씨라는 주제로 과거의 아름다움을 현재까지 전해주는 자개의 다채로운 모습을 8명의 작가의 손끝에서 완성된 현대 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져온 형태를 감상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나전 기법인 끊음질과 줄음질을 알아보는 공간으로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줍니다.
3부는 기억의 공유 "그 많던 자개장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주제로 우리 안방에 자리 잡았던 자개장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공유합니다.
자개장은 1970년대에서 1980년까지 크게 유행하며 안방에 자리 잡았습니다. 어머니의 혼수품이자, 할머니의 보물창고였던 자개장은 생활 공간이 바뀌고 가구의 유행이 변화하면서 우리 곁에서 점차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자개장에 얽힌 에피소드와 자개장 앞 추억의 사진을 연출한 아카이브 공간에서 지나간 추억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시 <반짝반짝 빛나는>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하며 여러 모습으로 자리한 자개 장식과 안방을 지키던 자개장에 얽힌 기억까지 공유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나의 부모님, 나의 자녀와 함께 자개와 관련된 추억을 공유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떠신 가요?
또한,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은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자개 특유의 아름다움과 가지각색의 문양, 다채로운 조형미를 두루 살펴보며 그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