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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ino Salon  히지노 아트 살롱
  
전시 방문 [성수고요수목원 : 갤러리 콜라스트]

 

© HIG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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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는 서로를 사랑하는 소년과 나무가 등장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고 소년은 나무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만, 나무는 소년에게 무언가 해줄 수 있는 것 만으로 행복해합니다.

이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코로나 시대 동안,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많은 사람들은 집에서 식물을 키우며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이때 식물이 주는 특유의 안정감을 통해 자신의 외롭고 지친 마음을 위로 받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우울함을 줄여주고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식물을 더 이상 단순한 객체가 아닌 친구 혹은 동반자처럼 정서적 교감을 통해 위안을 주는 존재로 인식하여 ‘반려 식물’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지난 5월, 성수동에 위치한 갤러리 콜라스트의 전시 <성수고요수목원>에서는 ‘식물’을 주제로 한 13명의 작가의 작품을 통해 평소 작가들이 가지고
있었던 자연과 식물에 대한 생각은 물론, 우리의 삶과 자연과의 관계와 같은 관념들도 확인하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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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정원사 심봉민 작가

심봉민 작가는 그리움을 주제로 현재의 공간을 어린시절 기억들로 물들입니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나의 평범했던 일들은 이젠 사라져 없지만 내 마음속의 정원에는 그리움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며 "나는 그리움의 모습을 한 정원을 만나기 위해 나만큼의 나이를 먹은 어린 아이를 찾아가 만나, 그 친구는 이제 정원사라는 이름으로 나를 그리움으로 안내한다."고 말합니다. 작품에는 주로 집과 식물들이 등장하는데 작품 곳곳에 숨어있는 유년시절의 향수와 정서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내면의 감정을 그리는 보통 사람, 안희진 작가  

안희진 작가는 사람의 깊은 내면이 내는 소리에 집중합니다. 보통의 사람으로서 고독하지만 행복을 추구하고, 사회 속 개인으로서 웃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불과 같은 내면을 가진 여러 색의 복합적인 감정을 작품에 담아 나타냅니다. 작가의 작업에서는 무의식, 타협점, 고뇌하는 자의 모습을 만납니다. 사람의 마음 길을 살피듯, 그의 작품도 마찬가지로 시간 차이를 두고 천천히 다가갈수록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내면의 고독과 마주하는 손정기 작가
손정기 작가는 자신의 작품 속 고독과 침묵을 통해서 자신 안에 숨어있는 쓸쓸함을 발견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것을 마주함으로써 나와 나의 삶 속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작업의 본질적 의미라고 말합니다. 작가는 시간의 흐름과 외부의 환경에 의해 변화되고 부식되어도 계속해서 자라나는 나무의 생명력에서 인간이 세상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대자연 속에서 홀로 걸으며 나 자신과 나누는 침묵의 대화를 나누는 인물의 모습은 정서적 상태로서의 고독을 보여주며 사유 활동을 이끌어냅니다. 작가의 작품은 그렇게 고독의 동지가 되어 내면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시간을 건넵니다.

그린핑거(정원을 잘 가꾸는 사람) 한준호 작가

한준호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자연과 인간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작가의 관심은 대자연에 대한 무력함이 아닌, 서로를 사랑하고 함께 살아가는 자연에 있습니다. 작가는 이를 ‘자연 경물을 마음의 눈에 담아 그린다.’는 함기심목(咸紀心目)의 방식으로 풀어갑니다. 수많은 선들의 반복과 그것들을 쌓아가는 작가의 방식은 자연의 삶과 닮아 있으며, 스크래치를 통한 선들은 나무의 껍질과 같은 질감을 보여줍니다. 작품 전반의 푸른 빛은 치유하는 존재인 나무와 그것들의 모임인 숲의 색입니다.

 

<성수고요수목원> 전시를 감상하는 동안만큼은 잠시나마 마음의 짐을 내려 놓고, 고요한 수목원에서 경험할 수 있는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여 작가들의 앞으로의 작업들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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